‘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이 “10년치 메모 다 털어넣었다” 자신한 이유

입력 2019-08-08 17:01 수정 2019-08-08 17:08
이병헌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년 동안 기록해온 메모를 이 드라마 안에 다 털어 넣었습니다. 자신 있고요, 재미있습니다.”

지난해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이변을 일으켰던 이병헌(39) 감독의 말에서는 자신감이 툭툭 묻어났다. 8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멜로가 체질’(JTBC) 제작발표회 자리였다.

멜로가 체질은 이 감독이 김영영 작가와 극본을 공동집필하고 단독 연출한 작품이다. 그는 “4년 전부터 천천히 준비했다.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게 발표회 자리에서 선보인 짧은 영상에서도 이 감독이 작품마다 선보여왔던 특유의 쫀득쫀득한 ‘말맛’이 묻어났다. 장르가 무려 ‘수가 블록버스터’다. 청춘 멜로극으로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30대 여성 셋의 연애와 성장통을 유쾌한 톤으로 풀어내는데, 톡톡 튀는 캐릭터 설정과 끊임없는 수다가 배꼽을 잡게 만든다.


연합뉴스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 등 저마다 재기발랄한 개성으로 무장한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동한다. 이 감독은 “다양한 플롯이 어우러진 멀티 플롯극이라 생각해도 될 정도”라며 “다양한 인물과 여러 이야기가 폭넓게 담긴다. 특히 액션이 주가 되는 극한직업과 달리 입이 많이 움직이는 스탠드업 코미디의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역량에 온전히 기댄 극이다. 이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워낙 대사량도 많고 굵직한 서사에 기댄 작품이 아니라 연기 면에서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는 극”이라며 “기본적으로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야 했는데, 천우희는 말이 필요 없는 배우고, 전여빈과 한지은은 굉장한 발견이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등 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그가 드라마로, 그것도 발랄한 청춘극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뭘까. 이 감독은 “한 사랑이 끝나고 그다음 사랑이 시작하기 전, 그 사이 안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체나 플랫폼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2시간 안에 풀어내기엔 방대한 양이라 드라마가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JTBC 제공


멜로가 체질은 배우 천우희가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써니’, ‘한공주’ 등 작품에서 무거운 역할을 주로 소화해왔던 그의 첫 코믹 연기 도전에도 관심이 모인다.

천우희는 “전 작품들에서 어둡고 무거운 역할을 많이 했는데, 코미디나 밝은 장르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며 “여자 3명이 중심이 돼 끌고 가는 극이라 더 매력적이었다. ‘신선하다’, ‘깬다’ 어떤 반응이든 굉장히 즐거울 것 같다”고 전했다. 첫 방송은 9일 오후 10시50분.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