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3명을 연쇄 살해하고 도주한 캐나다 10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 달 가까이 약 3000여㎞를 도망치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들의 살해동기도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캐나다 경찰은 7일(현지시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연쇄살인 용의자로 추격해온 브라이머 슈머겔스키(18)와 캠 맥클러드(19)가 이날 오전 매니토바주 북부 넬슨강 수풀 지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매니토바주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의 제인 맥래치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신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 중이라며 “이들을 용의자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살해동기는 여전히 미궁 속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지난달 15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북부 리어드핫스프링 인근 고속도로에서 여행 중인 호주인 루카스 파울러(23)와 그의 여자친구인 신나 디즈(24)를 총격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나흘 뒤에는 470㎞ 떨어진 디스레이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강사인 레너드 딕(64)까지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첫 피해자들이 발견됐을 당시만 해도 이들은 가족의 신고로 실종자 신분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살해 현장에서 이들이 탄 캠핑 트럭이 발견되면서 용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이들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벗어나 앨버타, 새스캐처원, 매니토바 등 3개 주를 이동하며 약 3000㎞를 도주했다. 랄프 굿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이번 수색에 캐나다 군이 동원됐고, 수색범위가 런던에서 모스크바까지 거리에 해당하는 지역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색 지역이 빽빽한 수풀과 습지, 야생동물 등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험지여서 난항을 겪었다.
이후 넬슨 강 연안에서 용의자들의 소지품이 발견되면서 수색이 진척됐다. 소지품들은 이들이 탔던 캠핑카가 버려진 현장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맥래치 부국장은 “(용의자들이) 탈출 전 도움을 받기 위해 이곳에 왔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머겔스키와 맥클러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가족에게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캐나다 중서부에 위치한 앨버타주로 떠난다고 알린 뒤 소셜미디어로 여행 소식을 전하다 소식이 끊겼다.
슈머겔스키는 나치 용품을 구매하는 등 나치즘에 동조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지만, 그의 아버지 알 슈머겔스키는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아들이 군사전투 비디오게임에 관심이 있었고, 5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정서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아들)의 상처가 끝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맥클러드의 가족은 아들의 범행소식에 “우리 가족은 아들이 친절하고 사려깊으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항상 자상하게 돌봐온 아이였다는 것을 안다”며 “무사히 돌아와 진상을 알려주길 바란다”고 ABC뉴스에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