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군 벌벌 떨던 임진왜란 비밀병기 ‘비격진천뢰 ’ 전

입력 2019-08-09 05:40
영상 '귀신폭탄-비격진천뢰'. 국립진주박물관 제공

1592년 임진왜란. 일본군은 파죽지세로 공격해와 4개월 만에 수도 한양을 함락했다. 그해 9월, 조선군은 경주성을 탈환하기 위해 성 주변을 포위했다. 조선군 지휘자 박진은 성 아래로 군사를 잠복시켰다. 이어 완구에 둥그런 쇳덩이를 넣은 다음 성을 향해 발사했다. 일본군은 성안에 굴러다니는 쇳덩이를 시시하다는 듯 바라봤다. 툭툭 발로 차는 일본군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쇳덩이가 굉음과 함께 폭발하고, 안에서 작은 쇳조각이 별 조각처럼 날리지 뭔가. 그 바람에 모여 있던 군사 수십 명이 즉사했다. 쇳덩이는 경주성 탈환에 지대한 공을 세운 비격진천뢰다.
보물 제860호 창경궁(추정) 비격진천뢰.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은 25일까지 조선무기 특별전 ‘비격진천뢰’를 개최한다. 임진왜란과 함께 등장한 비격진천뢰는 명나라와 일본도 알지 못했던 조선의 독창적인 무기였기에 ‘비밀명기’ ‘귀신 폭탄’ 등으로 불렸다. 보물 제86호(서울 창경궁 발견 추정) 등 전국에 5점만 전해지다가 2018년 전북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발굴 조사 때 11점이 무더기로 나와 주목받았다.
전북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출토 비격진천뢰 11점.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은 고창 출토 비격진천뢰의 과학조사와 보존처리를 진행했으며 그 성과를 이번에 보여준다. 현존 비격진천뢰 15점이 총출동하며 몰입형 영상을 통해 전투 때의 활약상을 체감할 수 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