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해외 시장 승용차 판매 5.6% 급감…주요 업체들 선제적 구조조정

입력 2019-08-08 17:37 수정 2019-08-08 17:37

올 상반기 해외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시장이 침체되면서 주요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에 나섰다. 국내 완성차업체들 역시 판매량 감소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및 정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7개 시장의 승용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해외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은 총 3117만대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해외 자동차시장의 브랜드 국적별 판매 증감률>
중국계
미국계
유럽계
한국계
일본계
-16.9%
-6.0%
-4.1%
-3.1%
-1.5%
<자료:KAMA>


지역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판매가 줄었다. 특히 최대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도는 각각 11.0%, 10.3% 등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선진시장인 미국과 EU 역시 각각 1.9%, 3.1% 판매가 감소했다.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브라질 시장에서만 소비자 구매력 증대로 유일하게 판매량이 11.3% 증가했다.

자동차 브랜드 국적별로는 기존의 강자였던 미국계와 유럽계가 각각 6.0%, 4.1% 감소해 감소폭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계와 일본계는 각각 3.1%, 1.5%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브랜드는 중국시장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3.1%, 브라질 8.2%, 러시아 0.9% 등의 증가율을 보여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시장에서 14.7% 가량 판매량이 감소함에 따라 전체적으로는 3.1% 판매량이 줄었다.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과잉설비 및 인력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래차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는 등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는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낸 긴급 담화문을 통해 “정기 임원인사 이전에 10~20%의 임원을 줄이고 급여 삭감도 추진하겠다”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실적이 모두 악화되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노사 합의 하에 나흘 간 평택공장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최근 우리 업계는 중국시장 실적 악화, 미-중 무역마찰에 더해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하반기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 증가와 불투명성 확대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협력, R&D 투자 확대 등 기업의 노력을 정부가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 개발, 화평·화관법 등 환경, 안전, 노동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해 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