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우리 일본’ 발언을 두고 정치권 갑론을박이 뜨겁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나경원의 조국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전 의원은 글에서 “일본의 경제침략 전쟁에 맞서 밤낮 없이 항일전을 펼치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할 말 못할 말 다했다”며 “당신은 문재인 대통령을 욕한 만큼 아베를 욕한 적이 있는가. 아베를 단 한 번만이라도 진심으로 비판한 적이 있는가”라고 적었다. “우리 일본은 의미 없는 습관적 표현”이라는 나 원내대표의 해명에 대해서도 정 전 의원은 “커밍아웃”이라고 비판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평소 일본에 비판적이던 사람이 ‘우리 일본’이라고 했다면 누구나 단순한 말실수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언제나 일본 편을 들던 사람이 ‘우리 일본’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단순한 말실수라는 변명에 설득력이 없다”고 적었다.
반면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정치가 참 ‘좁쌀’ 같아졌다. 아니, 살벌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며 나 원내대표를 옹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번 웃고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를 쓰러뜨려 물어뜯고 결국 피를 보고서야 돌아선다”며 “의미를 부여할 만한 문제가 아닌 걸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후벼 파고 헐뜯고 며칠을 굶은 승냥이처럼 달려들어 끝을 본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나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인사들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제가 입문했던 18대 국회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지금의 여야는 ‘비창조적 흥분상태’에서 상대를 향해 말초적 비난을 퍼붓고 있다. 단 한 뼘의 너그러움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일본이 7월에 이야기한 다음 한 달 동안 청와대나 정부에서 나온 것은 죽창가, 추경 탓, 지소미아 파기, 뭐 이런 이야기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이후 ‘우리 일본’ 표현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 측은 설명자료를 통해 우리라는 단어를 아무 의미 없이 습관처럼 자주 사용해왔다고 해명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