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청와대’라 불리는 청해대가 있는 경남 거제 저도를 오가는 뱃길이 다음 달 17일 열린다.
거제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개방하겠다고 약속한 저도를 오갈 유람선 운항사업자를 오는 20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대상은 유람선 사업이 가능한 유선 면허를 보유하고 저도 계류 부두에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는 500t 이하 선박을 보유한 업체다.
사업기간은 다음 달 17일부터 내년 9월16일까지다. 오전과 오후 1차례씩 매일 두 차례 운항하며 최대 승선 인원은 하루 600명으로 제한한다.
방문객은 매일 오전 10시30분~낮 12시30분까지, 오후 1시30분~5시까지 섬을 둘러볼 수 있다. 거제시는 저도 곳곳에 관광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관광해설사, 안내요원을 선발해 교육에 들어갈 예정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기존에 저도 주위를 운항하는 선사 등도 있어 유람 선사 선정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저도 개방에 맞춰 차질 없이 탐방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거제를 방문한 자리에서 저도를 국민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다음 달 17일부터 1년간 시범개방하기로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저도를 국민에게 완전히 개방하고, 군사 시설 보호장치와 유람선 선착장 등이 갖춰질 때까지는 시범 개방하다가 준비가 갖춰지면 완전히 개방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제시와 경남도가 잘 활용해서 이곳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특히 남해안 해안관광 중심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저도 국민께 (저도를) 돌려드리겠다는 지난번 대선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저도의 시범개방 동안 청해대와 군사 시설을 제외한 산책로와 전망대, 모래 해변 등이 공개된다. 거제시와 국방부 등 관련 기관은 저도를 완전 개방하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와 가까운 장목면 유호리에 있는 저도(43만8840㎡)는 문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과 직선거리로 21㎞ 정도 떨어져 있다.
부산 가덕도에서 거제시 방향으로 거가대교를 따라가다 보면 해저터널에 이어 작은 섬을 관통하는 터널이 나오는데 그곳이 저도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 모양이 돼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 전체에 해송·동백군락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9홀 규모의 골프장과 길이 200여m의 백사장, 300㎡ 크기의 대통령 별장이 있다.
저도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시설로 사용되다가 광복 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여름철 휴양지로 사용됐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로 공식 지정되면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반환을 공약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