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우리 일본’ 발언 논란에 “의미 없는 습관적 표현”

입력 2019-08-08 08:19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측이 ‘우리 일본’이라는 표현에 대해 “의미 없는 습관적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일본이 7월에 이야기한 다음 한 달 동안 청와대나 정부에서 나온 것은 죽창가, 추경 탓, 지소미아 파기, 뭐 이런 이야기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우리’라는 표현은 네티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단순 말실수가 아닌, 진심이 나온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여야 4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그런 표현이 서슴없이 나오는 것도 참으로 민망하고, 해명하는 모습도 안쓰럽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김정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국민이 나 원내대표의 진심을 오해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스스로 발언과 행보를 돌이켜 보라”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국민 정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거나, 일본에 대해 ‘우리가 남이가’라는 동질감을 느끼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고,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한국당의 동맹은 ‘우리 일본’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측은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가 일본에만 ‘우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보고서’라는 표현도 썼다는 것이다. ‘우리’라는 단어를 아무 의미 없이 습관처럼 자주 사용해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된 발언 당시 “우리 여기 업무보고서에 보면 우리 일본이”라고 했다.

설명자료에는 나 원내대표가 과거 ‘우리’를 사용한 사례 5~6가지도 포함됐다. 특히 나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KBS규탄집회’에서 “우리 KBS”라고 표현한 사례는 강조 표시까지 돼 있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