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와 ‘신흥 왕조’에 도전하는 세계 랭킹 1위 브룩스 켑카 중 누가 1500만 달러(약 182억원)를 손에 넣을까.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 리버티 내셔널 골프장(파71·7370야드)에서 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는 우즈와 켑카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출전자 125명이 세 단계를 거쳐 단 1명의 우승자를 가리는 페덱스컵의 ‘서바이벌’은 이변을 연출할 때도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시스템에 유독 강한 우즈와 올 시즌 내내 강세를 나타낸 켑카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페덱스컵은 올 시즌에 관문을 좁히고 상금 규모를 키웠다. 기존 4차전은 3차전으로 줄었다. 리버티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1차전 더 노던 트러스트(총 상금 925만 달러)에서 출전자 125명은 70명으로 줄어든다. 이어 2차전 BMW 챔피언십에서 70명은 30명으로, 마지막 3차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30명은 최종 승자 1명으로 각각 압축된다. 보너스 상금은 1000만 달러에서 15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생존이 어렵지만 결실은 달콤해졌다.
우즈는 페덱스컵의 원년인 2007년에 우승했다. 2009년에 우승을 탈환해 투어에서 유일하게 페덱스컵을 두 차례 정복했다. 지난 시즌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를 가장 많이 누적한 챔피언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였지만, 페덱스컵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의 마지막 생존자는 우즈였다. ‘황제’의 명성에 걸맞게 서바이벌에서도 강한 힘을 발휘한다.
우즈는 오랜 부진을 털어낸 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개인 통산 81승이자 메이저 15승을 수확했다. 지난달 19일 디오픈 2라운드에서 컷 탈락한 뒤 다른 투어에 출전하지 않고 20일 이상을 쉬어 체력도 비축했다.
켑카는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위다. 지금까지 2887점을 누적했다. 포인트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2315점·북아일랜드)를 572점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시즌 중 한 번의 우승에서 획득할 수 있는 페덱스컵 포인트는 500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600점을 얻을 수 있다. 켑카와 매킬로이 사이의 포인트 간격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이다. 켑카가 시즌 중 강세를 꾸준하게 유지한 결과다.
켑카는 지난 5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시즌 2승을 수확했다. 다른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대회에서 유독 강해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다. 페덱스컵에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다만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은 시즌 중 일반 투어와 다르게 승자에게 2000점이 주어진다. 켑카의 포인트 랭킹 1위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