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청와대에 ‘김수현 TK 출마’ 강력 요청…민주당 TK ‘총선 승부처’로

입력 2019-08-07 17:30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민주당은 TK를 ‘총선 승부처’로 삼고 TK 인재 영입에 적극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전 실장이 대구나 구미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청했고, 이 때문에 이번 개각 인사에서 (김 전 실장이) 최종적으로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김 전 실장은 구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경북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 진학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TK와 강남·서초 지역 등 보수의 텃밭으로 일컬어지는 곳에 출마할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민주당에서 찾기 어려운 경쟁력 있는 인재인 만큼, 이 대표가 꽤 예전부터 김 전 실장의 TK 출마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이 최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물망에 오르다가 명단에서 제외된 것도 이러한 당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김 전 실장은 이번 입각 대상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발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말이 당내에 돌았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검증 과정에서 김 전 실장의 결격 사유가 발견됐다는 추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실장 본인은 아직 내년 총선에서 TK 출마 여부를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결정에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도 충분이 반영된 만큼, 총선 출마 결정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문재인정부 성공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결국 당의 요청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했다.

민주당은 김 전 실장 이외에도 TK에 출마할 인재들을 여럿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K 지역 정가에서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허소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 김현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구 차관은 특히 대구 동신초와 영신중·고를 졸업해 동구갑 출마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인재영입을 통해 대구에 ‘민주당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중앙당에 적극 건의 중”이라며 “20대 총선과 달리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TK 민주당 기초의원들 덕에 내년 총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