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석탄재 수입 규제 “부메랑 될 수 있다” 주장

입력 2019-08-07 16:36
한 시멘트 공장(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일본산 석탄재 수입 규제를 일본의 경제규제 조치에 대한 반격 카드로 사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국민일보 8월 6일자 1면)이 나왔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이 오히려 국내 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뉴스1이 7일 보도했다.

석탄재는 시멘트 제조의 필수 원료로 석회석과 섞이던 점토를 대체하는 원료다. 한국 시멘트업계는 일본에서 사용량의 약 40% 정도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2018년 기준 톤수로 따지면 126만톤 정도다. 국산 사용량은 186만톤이다.

시멘트업계가 일본서 수입해 오는 석탄재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09년 79만톤이었던 일본산 석탄재는 2012년 123만톤, 2015년 134만톤, 작년 126만톤으로 늘었다. 근 10여년만에 60% 가까이 늘어났다.

일본산 석탄재 수입이 늘어난 이유는 한국 시멘트 업계와 일본의 화력발전소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석탄재는 폐기물이긴 하지만 시멘트 업계에서는 필수 원료기 때문에 처리가 곤란한 발전소와, 원료를 사용해야 하는 시멘트 업계간 서로 ‘윈윈’이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도별 국내 석탄재 발생량은 2016년 904만톤, 2017년 922만톤, 2018년 938만톤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중 재활용 비중은 같은 기간 동안 84.4%, 96.3%, 88.5%를 기록했다. 주요 사용처는 콘크리트·시멘트 원료(57.5%), 레미콘(25.4%), 기타 성토재 등(17%)이었다.

시멘트업계는 일본 석탄재 수입 규제 움직임이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반격 카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한국 시멘트 가격을 높여 건설산업에 부담을 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 업계서 사용하는 석탄재 중 일본산 비중이 40%인데 수입이 중단된다면 약 2000만톤 가까이 시멘트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시멘트를 일본이나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산으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하고, 동남아시아나 미국에서는 오히려 석탄재를 돈을 내고 사겠다는 분위기가 현재 감지되고 있다”며 “일본산 석탄재 수입규제는 오히려 한국 시멘트 가격 상승을 가져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도 일본산 석탄재 수입 규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환경부는 지난 5일 “방사능 폐기물 수입관리 강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