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출혈 경쟁’으로 2분기 실적 줄줄이 부진…“하반기엔 반등”

입력 2019-08-07 15:43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케팅 출혈 경쟁, 5G 기지국 투자 등으로 비용은 크게 증가한 반면, 5G 가입자로 인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고가의 5G 요금제 가입자 증가로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반등하면서 향후 수익 확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T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8% 줄어든 2882억원, 순이익도 2030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KT는 “지난 4월 본격 시작된 5G 사업이 성과를 보이며 전체 매출을 키웠지만, 5G 네트워크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이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통3사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대비 6.9% 하락한 3228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등) 실적을 제외한 통신 부문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이 25.3% 줄어들면서 부진이 명확히 드러난다. 마케팅 비용이 전 분기보다 3.9% 늘었고, 5G 주파수 비용도 2분기 처음 반영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오는 9일 실적 발표에 나서는 LG유플러스도 사정은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줄어든 1500~1700억원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통 3사 실적하락의 원인으로는 5G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인프라 투자비가 꼽힌다. 이통3사는 5G 상용화 직후 5G 스마트폰에 책정된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올렸다. 또 가입자 유치 마케팅이 가열되면서 출혈 경쟁이 이어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불법 리베이트(판매 장려금)까지 더해 100만원이 넘는 5G 스마트폰이 ‘공짜폰’으로 팔렸다. 5G 생태계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 투자비 또한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다만 이통3사 실적은 올 하반기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통신사가 주력하는 5G 요금제는 월 8만원대다. 6만원대인 LTE와 비교해 고가인 만큼, 5G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ARPU 상승을 가져온다. 일시적으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확보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4분기에 5G 매출이 반영되면 실적 반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 하반기에는 새로운 5G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고 이통사들의 커버리지 확보로 품질도 점차 안정화됨에 따라 가입자 증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