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관광 애국~”에 관광업계 “정치가 민간교류 막으면 안 돼”

입력 2019-08-07 15:13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7일 한국관광공사를 찾아 “관광은 한국에서”를 강조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일본관광 보이콧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였다. 그러나 관광업계로부터 “정치가 민간교류까지 막는 것은 자제해 달라”는 쓴소리도 들어야 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부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장 벽면에는 ‘국민과 함께! 우리가 이깁니다! 관광은 한국에서!’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이해찬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일본이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어려운데, 제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고, (경제적) 효과가 바로바로 나타나는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장점을 잘 살려 외국인이 많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여행 계획을 취소하면서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며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의 마음에 부응해 사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간을 소개하고 방문객의 편의를 지원하는 데 전력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회의에 동석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감소하는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여행으로 전환시킨다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내수 진작에도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별히 광복절을 전후로 해서 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국내여행 특별 캠페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어진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는 아쉬움과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 많았다. 여당 내에서 “도쿄를 비롯한 일본 전역으로의 관광금지지역 확대 검토” 목소리가 나오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일본과 교류 중단을 선언하는 등의 정치·외교적 상황이 관광산업을 오히려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일본을 가지 말자고 하는 부분은 여행업계에서도 당연히 아무런 이의가 없다”며 “민간 관광교류를 통한 방문도 중요한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민간교류를 금지하고 청소년 교류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연 이게 앞으로 한국관광과 한·일 국민 교류에 있어 도움이 되겠냐”며 “앞으로도 정치·외교적 문제로 인해 민간교류까지 막는 것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일본을 가지 않음으로써 아웃바운드(국외 송출 관광) 여행사들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행이란 게 한쪽으로 들어오는 것만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우리가 나가지 않으면 상호교류에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부분뿐 아니라 아웃바운드 여행업계도 배려해 달라는 취지다.

윤영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대통령께서도 현안이 복잡해서 휴가를 안 가신다고 한다. 대통령이 (휴가를) 안 가시고 그러니 국내 관광이 더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어느 관광지에 들르면 히스토리가 돼서 관광자원이 된다”며 “오늘 참석한 분들도 늦게라도 여름휴가를 떠나서 국내 관광 활성화에 꼭 동참 바란다”고 요청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