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 논란으로 백인우월주의 및 인종차별반대 목소리가 거세지는 가운데, 말을 탄 백인 경찰이 흑인 용의자를 포승줄에 묶고 끌고 가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다. 해당 장면은 소셜미디어에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남북전쟁 이전 흑인 노예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경찰은 황급히 사과했지만,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흑인 도널드 닐리(43)가 지난 3일 미국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 건물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호송절차였다. ‘브로시’와 ‘스미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두 경찰관은 닐리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파란색 포승줄을 수갑에 묶었다. 그런 다음 말에 올라탄 뒤 한 블록 떨어진 경찰서까지 데려갔다.
닐리는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말을 따라 걸었는데, 이 장면을 본 행인들이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 사진은 곧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흑인들을 중심으로 1800년대 미국 남부에서 도망치다 붙잡힌 흑인 노예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버넌 헤일 갤버스턴 경찰서장은 “두 경찰관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 체포 장소에 경찰차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며 “이번 체포는 닐리에게 불필요한 당혹감을 줬다”고 사과했다. 이어 “흑인에 대한 경찰의 처우와 관행이 어떤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며 “이 체포 방식을 중단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경찰관이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AP통신은 닐리가 보석금을 낸 뒤 풀려났다고 전했다. 닐리의 변호사는 “경찰이 닐리를 다룬 방식은 역겨웠다”겨 “가족 역시 몹시 속상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