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이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올 차례였다. 그러나 선발은 박시영(30)이 맡았다.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그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9회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홈런 2개를 포함해 4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며 4실점했지만, 타선의 도움 등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이후 첫 승이다. 공필성 감독대행의 배려와 박시영의 헌신이 만들어준 승리다.
브록 다익손(25)이다. SK 와이번스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3승 2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준수했지만 방출됐다. 이닝 소화력이 문제였다.
롯데가 그의 손을 잡았다. 지난 6월 13일 LG와의 첫 경기에서 7이닝 3실점하며 호투했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6경기에서 4패만을 떠안았다.
여전히 이닝 소화에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롯데 이적 이후 8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2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20경기에 나와 112이닝을 소화했다. 경기 당 5.6이닝 밖에 되지 않는다.
바로 6회가 문제인 것이다. 피안타율이 0.417로 치솟는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는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다.
다익손은 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울산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키움과의 경기엔 2차례 등판한 적이 있다. SK 시절이던 지난 3월 31일 4.1이닝 동안 2실점했다. 그리고 4월 30일 키움전에선 5이닝 1실점했다.
두 경기 평균자책점은 2.89로 좋다. 그러나 2경기 소화 이닝이 9.1이닝밖에 되지 않는다. 역시 소화 이닝에 문제가 있었다.
혼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경기력을 보여줘야만 재계약도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초반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 공격적인 피칭이 필요하다. 더 이상 도망가는 투구론 승산이 없다. 점수를 내줄 수 있는 타선이 조금씩 부활하고 있다. 이들을 믿고 홀로서기에 성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다익손이다. 그의 5승이 혼자 힘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