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초고속전자현미경'으로 '나노입자 영화' 찍는다

입력 2019-08-07 13:26

끊임없이 움직이는 원자나 분자를 영상으로 잡아내는 초고속 현미경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권오훈 자연과학부 교수팀은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수준의 물질 구조 변화를 볼 수 있는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광학현미경을 통해 펨토초 수준 분석을 할 수는 있지만, 나노미터보다 작은 크기는 식별이 어려운 한계를 보였다. 반면 전자빔을 쏘는 전자현미경은 빔 속도를 조절해 펨토초 수준의 시간 분해능을 구현하는 동시에 나노미터 이하의 물체도 관찰 가능하다.

권 교수팀은 펨토초 단위로 전자빔을 쏘는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조절해, 금 나노입자의 진동을 펨토초 단위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금 나노입자에 레이저를 쪼여 음향 진동을 발생시키고 펨토초 단위로 전자빔을 쬐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이렇게 펨토초 간격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이어 붙이면 한 편의 나노입자 영화가 만들어진다.

권 교수팀은 “전자직접검출 카메라를 탑재한 초고속 전자현미경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라며 “단일 입자 수준의 검출 감도에서 음향 진동의 동역학을 시공간적으로 구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울산과기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실시간으로 원자 수준의 구조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삼성종합기술원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셀(Cell) 자매지인 ‘매터(Matter)’ 8월 7일 자에 발표됐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