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의 조용한 어촌마을에서 주택 신축을 놓고 벌어진 사소한 다툼이 끔찍한 연쇄살인으로 이어졌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자신의 집 신축 공사과정에서 공사차량 통행문제로 평소 다툼이 있었던 이웃주민 2명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50)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부터 주택 공사차량 통행문제로 이웃인 B(57)·C씨(여·74)와 불화를 겪던 중 6일 오후 5시40분쯤 화해를 위해 B씨를 찾아갔으나 “버릇이 없다”며 자신을 무시한데 격분해 부엌에 있던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B씨를 살해한 A씨는 이어 옆집에 사는 C씨를 찾아가 화해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C씨를 살해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C씨의 남편도 살해할 마음을 먹고 찾아갔으나 당시 C씨의 남편은 집을 비워 화를 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한 뒤 잠적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7㎞ 떨어진 부두 주차장 내 차량 안에서 피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피해자들을 부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50여년 간 이웃 간 정을 쌓으며 살아온 이들이 사소한 시비 끝에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이어져 20여 가구가 사는 어촌 마을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