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종업원 앞에서 창피 당했다”…만취 40대 경찰관 2명 얼굴에 흉기 휘둘러

입력 2019-08-07 11:27

만취 상태의 40대가 경찰이 자신을 창피하게 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경찰관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검거됐다.

경기도 포천경찰서는 7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A씨(47)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오전 5시쯤 포천시의 한 편의점에서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포천파출소 소속 B경위(58)와 C순경(29)에게 흉기를 휘둘러 얼굴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약 1시간 전에 인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수십만 원어치의 술값을 내지 않자 술집이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이 때 A씨는 사건을 처리한 경찰관들에게 불만을 품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해당 술집에 오기 전 2차례에 걸쳐 술을 마셔 만취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체크카드 잔액 부족으로 결제가 되지 않자 계좌이체를 하겠다고 해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하고 철수했다.

경찰이 철수하자 또 다시 술집 종업원들과 시비가 붙은 A씨는 이번에는 직접 경찰에 신고해 또 다시 경찰이 출동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여성 종업원들 앞에서 경찰 때문에 창피함을 당했다며 불만을 품었다.

술집에서 나온 A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커터칼을 구입하고 또 다른 편의점으로 가 “내가 강도라고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고 종업원을 시켜 강도 침입 112신고를 하게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두 경찰관이 편의점에 들어서자 앞서 출동했던 경찰관들과 동일인임을 확인하고서 범행을 저질렀다.

A씨가 갑작스럽게 달려들며 흉기를 휘둘러 두 경찰관은 얼굴을 크게 다쳤고, A씨는 경찰의 테이저건에 의해 검거됐다. 두 경찰관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각각 얼굴 부위 수십 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A씨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포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