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이 사상하고 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 안성 박스공장 건물 화재가 12시간만에 진화됐다. 추가적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6일 오후 1시15분쯤 안성시 양성면의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 건물(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3500㎡)에서 난 불을 7일 오전 1시30분쯤 완전히 껐다고 밝혔다. 다행히 추가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화재 발생 30여분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불이 시작된 지하 1층에 반도체세정제 보관창고가 있어 폭발 위험과 건물 붕괴 우려가 커 완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는 게 당국 측 설명이다.
이번 화재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진화에 나섰던 안성소방서 양성지역대 소속 15년차 베테랑 석원호(45) 소방장이 순직하고 이돈창(58) 소방위가 화상을 입었다. 석 소방장은 1차 폭발이 있은 후 건물 내부에 남은 사람이 있는지 수색하기 위해 지하로 내려갔다가 추가 폭발이 발생해 순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관계자 등 9명도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불이 난 공장 건물 지하 1층에는 반도체세정제 보관창고가, 지상 1층에는 물건보관 및 포장업체, 2층에는 종이상자 제조공장이 각각 운영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 1층의 연료탱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과 함께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전 9시부터 현장 감식을 벌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해당 건물에서 반도체세정제를 보관하는 것이 위험물안전관리법 등 현행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이번 화재는 큰 규모의 폭발이 발생해 주변에 미친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폭발 현장을 목격했던 사람 중에는 폭발에 대한 충격에 놀라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 경우도 있었다. 공장 외벽 파편들도 불에 탄 채로 사방에 흩뿌려졌다. 강한 폭발 탓에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가 파손되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