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단지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배치된 군대, 그리고 한국과 일본, 다른 지역의 동맹국 방어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이 미국의 아시아 미사일 배치 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으나 한국과 일본을 꼭 집어 언급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볼턴 보좌관은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수천 개의 그런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했다”면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위협을 가한 것은 중국”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미국이 중국의 문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일본 등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한국과 일본을 향해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는 험한 말까지 던진 상태다.
이에 대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한국시간) 미국의 미사일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관련 논의를 한 적도 없고, 검토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우리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아시아 지역 미사일 배치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뉴욕타임스가 지난 2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위치인 일본 또는 한국에 미사일이 배치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불똥은 한국으로 튀었다.
이런 상황에서 볼턴 보좌관이 한국을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한국 또는 일본에 요구할 경우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 사이에 복잡한 역학관계가 연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과 관련해서도 “진짜 문제는 수십 년 동안의 중국인들의 잘못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의 지식재산을 훔쳤고 기술 이전 강요에 개입했고 미국과 다른 국가의 기업을 차별했다”면서 “만약 그들이 그런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벌칙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