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증시, 개인 ‘패닉셀’에 기관 ‘브레이크’… 금·채권 ‘안전 자산’ 인기 상승

입력 2019-08-06 17:47 수정 2019-08-06 18:05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 증시는 6일 크게 요동쳤다. 장 시작과 동시에 코스피는 2.39% 급락했다. 코스닥도 2.58% 내린 555.07로 출발해 장중 한때 540.83까지 추락했다. 간밤 미국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2.90%)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98%), 나스닥지수(-3.47%)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급락하며 증시 하락은 예고된 상황이었다. 미·중의 ‘환율전쟁’ 발발은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금융 당국이 이날 오전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당부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한때 반등을 시도했다.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5200억원) 이어 4300억원을 투입해 순매수에 나섰고, 기관도 520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이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결국 1.51% 내린 1917.5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개미’(개인투자자)의 투매로 3.21% 떨어진 551.50으로 마감했다.

한국 증시의 ‘심리적 지지선’은 점점 내려가고 있다. 2000선에서 1950선 아래로 내려와 이제는 1900선까지 밀린 상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감정적 측면의 지수 마지노선은 2011년 ‘박스피’ 장세 이후 시장의 일진일퇴가 이뤄졌던 1900선 부근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증시가 패닉에 빠진 반면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은 훨훨 날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의 g당 금 가격은 5만8120원(1돈 21만795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910원(1.59%) 상승했다. 장중 한때 5만9990원까지 오르며 2014년 KRX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거래량(24만5643g)과 거래대금(145억3795만원)도 사흘째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의 수익률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국채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763% 안팎을 오가며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0.521% 수준으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 가치는 오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가 불안할 때 안정적 채권이 ‘분산투자’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