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마약상’ 온두라스 대통령, 18억원 어치 코카인 팔아

입력 2019-08-06 17:20 수정 2019-08-06 17:22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49)이 2017년 11월 연임에 성공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뉴시스

남아메리카 온두라스의 후안 올란드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마약을 밀매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검찰 기소장을 인용해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2013년 당시 대선 선거 자금을 대려고 150만 달러(약 18억2200만원) 규모 코가인 등 마약 밀수에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남동생이자 전직 변호사 후안 안토니오 토니 에르난데스의 마약 밀매 혐의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공모자로 명시했다.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실명을 적지는 않았지만 “2013년 온두라스 대통령으로 선출된 공모자 4”라고 밝혔다.

검찰은 안토니오가 마약 밀매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 등은 자신들의 정권 유지를 위해 마약 밀매를 일삼았다”면서 “대통령 동생인 안토니오는 폭력을 일삼으며 톤 단위로 코카인 등 마약을 밀매해온 마약상”이라고 적었다.

검찰에 따르면 2013년 대선 당시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엘파라이소 지역 시장이던 알렉산데르 아르돈에게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해 지역 정치인에게 뇌물을 제공하라고 했다. 이에 아르돈은 마약 자금 150만달러(약 18억원)를 에르난데스 당선을 위해 썼다고 검찰은 밝혔다. 십수억원의 마약 자금이 대통령 당선에 쓰인 것이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3일 성명서를 통해 “나는 절대 마약 밀매에 연루되지 않았다”며 “나는 미국 정부와 다른 동맹국들과 손잡고 마약 밀수를 뿌리뽑기 위해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2013년 대선 승리로 2014년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 동안 4년 단임제 제한을 없애고 2017년 말 대선 부정선거를 통해 2018년 1월부터 집권 2기를 시작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