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온열질환자 1000명 발생, 가축 85만 마리도 폐사

입력 2019-08-06 17:04 수정 2019-08-06 17:56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볕더위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열사병이나 열탈진 등을 앓는 온열질환자만 1000명이 넘었고, 가축은 벌써 85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다만 일본에서 올라오는 태풍 프란시스코의 영향으로 7일 중부지방의 폭염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정부의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2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총 1094명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은 사망했다. 특히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 7월 넷째 주부터 5일까지 보름여 동안 77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올해 집계된 온열질환자의 70%가 이 기간에 나왔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일하는 농촌 지역의 피해는 여전히 극심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의 40% 이상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 논밭이나 작업장 같은 실외에서 작업하는 도중에 발생한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중앙차선에 설치된 유도등에서 물이 분사돼 지열을 낮추고 있다. 서울시는 도로 청소용으로 도입한 유도등 스프링클러를 12년 만에 지열을 낮추기 위해 가동했다. 윤성호 기자

폭염을 견디지 못한 가축 85만5000마리도 폐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까지 가축 피해를 집계한 결과 닭이 78만9000마리로 가장 많이 폐사했고, 오리(3만2000마리)와 돼지(2만2000마리)가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기상청도 폭염 영향예보를 통해 “가금류와 돼지 등은 집단 폐사 가능성이 있으니 강제통풍 장치와 물 분무 장치를 가동하라”고 권했다.

다만 기록적 폭염이 연일 계속됐던 지난해 여름보다는 전반적으로 피해가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온열질환자 3360명이 발생했고 44명이 숨졌었다. 가축 폐사 숫자도 전년 동기와 대비해 18.9%에 그쳤다.

기상청은 이날 일본 규슈에 상륙한 태풍 프란시스코가 올라오며 7일까지 한반도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겠다고 예보했다. 태풍은 동쪽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프란시스코의 영향으로 6일부터 일부 지방에는 비가 예상된다”며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7일 폭염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