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이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한국을 포함한 인접국에는 “신중하게 숙고해 영토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푸총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은 6일 미국의 미사일 배치 계획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지난 주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아시아 순방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을 몇 달 안에 배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푸 사장은 일본과 한국, 호주를 특별히 거명하면서 미국의 미사일 배치에 협조하는 것은 이들 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그는 어떤 대응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사일을 받아들일 경우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문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푸 사장은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와 함께 3자 군축 협정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중국의 미사일은 대부분 미국 중심부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핵무기는 미국, 러시아와 격차가 크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군축 협상에 중국이 참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외교부 웹사이트에서 “미국이 자신의 고집대로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한다면, 국제와 지역 안보 정세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어떤 국가가 중국의 문 앞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것은 더욱이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해친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완전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전날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면서 사드 사태보다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각) 호주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해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을 인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또 4일(현지시간)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일대 호위연합체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