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엔 ‘새로운 길’ 경고하며 발사…트럼프 “문제없다” 기조 이어갈까

입력 2019-08-06 16:06
미국 정부는 북한이 6일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미국은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한국·일본 등 동맹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지난 7월 26일 북한의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에도 단거리 미사일은 약속 위반이기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5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트럼프 행정부에게 부담이다.

북한은 또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위험 계선에 이른 것과 관련하여 이를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북·미 대화가 진행되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했던 북한이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재개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6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최근 2주 안에 네 번째 발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잦아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미국 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는 것도 변수다.

AP통신은 “북한은 규모까지 축소된 한·미 군사훈련을 약속 위반으로 주장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으로 조성됐던 낙관론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눈 감아 주면서 대북 대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새로운 길’을 제시한 데 대해선 다른 정부 당국자의 입을 빌어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트럼프 행정부가 미묘한 방향 전환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점점 더 정교한 방법으로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사이버 해킹을 감행해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탈취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자금은 대북 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위해 쓰였다는 것이다. 사이버 해킹은 북한 정찰총국의 지시로 이뤄지고 있으며, 훔친 돈의 세탁도 사이버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