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對中) 추가관세 예고에 대응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와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6일 새벽 온라인 성명에서 “관련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성명에서 지난 3일 이후 구매한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지난 1일 밝힌 데 대한 맞불 조치로 보인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발표에 대해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합의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사카 담판에서 추가 관세 부과 중단과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중국은 또 “미국이 약속을 지키고, 양자 협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은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전 제품으로 관세가 확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오사카 담판 직후 “우리는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그들은 우리의 농가 제품들을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대규모로 사들이기로 합의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은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관세로 시작된 양국의 무역전쟁은 이후 미국의 화웨이 제재조치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시사 등으로 기술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명시해서 체제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양국의 갈등은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휴전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미국이 지난주 대중(對中) 추가관세 예고하면서 다시 미중 무역전쟁이 불붙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