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도 ‘노재팬’…일본 제품 고민하고, 전지훈련 줄취소

입력 2019-08-06 15:28 수정 2019-08-07 18:15
한국 야구 대표팀이 지난해 8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2014년부터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로부터 유니폼과 용품 후원을 받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스포츠계에서도 거세게 일고 있다. 각 종목별 협회나 구단은 일본 업체와 맺었던 후원 계약 관련 고민이 크다. 미리 계획했던 일본 전지훈련을 줄줄이 취소하는 팀도 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틀어진 한·일 관계와 사회적 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표팀 유니폼 및 리그 음료 후원 브랜드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공식 의류·용품 후원은 2014년부터 일본 스포츠용품 브랜드 데상트가 맡고 있다. 지난해 4년 연장계약이 이뤄져 2021년까지 데상트의 후원을 받는다. 올해 KBO리그 공식 음료는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다.

다만 KBO는 지난해 연장 계약을 하면서 후원 규모가 각급 연령별 야구 대표팀에 소프트볼 종목으로 확대됐다. 당장 유니폼 후원사를 일괄 교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겨울 종목인 농구와 배구에선 여름 전지훈련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농구는 남녀 통틀어 11개 구단, 프로배구는 남녀 6개 구단이 사전 계획했던 일본 전지훈련을 취소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비슷한 실력을 갖춘 팀이 많아 한국 구단이 자주 찾는 훈련지였다. 그러나 악화된 한·일 관계를 무시한 채 전지훈련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국내에서 타 팀과의 교류전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팀의 전지훈련으로 일본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꽤 많았을 텐데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에 따르면 선수들 사이에서도 일본 제품 사용과 여행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스포츠 교류도 중단되는 분위기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7일 이사회에서 이달 말 예정된 박신자컵 서머리그에 일본팀의 참가 배제를 논의한다. 강원도 강릉시는 한·중·일 여자컬링 친선대회에 일본이 불참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