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가-저가 집값 간의 격차가 사상 최대치로 벌어지는 등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에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된 반면, 공급물량이 많은 지방의 노후 집값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은 6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7월 종합주택유형 평균매매가 기준 5분위 배율은 12.0배로 나타나 전월(11.9배) 대비 0.1배포인트 늘어났다고 밝혔다. 5분위 배율은 최상위 20%의 평균매매가격을 최하위 20%의 평균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을 비교해도 5분위 배율은 지난 6월 9.6배에서 7월 9.7배로 0.1배포인트 격차를 벌렸다.
5분위 배율의 확대는 서울-지방간 집값 격차와 관련 있다. 고가 주택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고 지방은 저가 주택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집값 양극화가 갈수록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감정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1월 5분위 배율은 9.9배였으나 이후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2014년 9월(8.7배)까지 줄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쯤 11.0배를 돌파했다.
이후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서울 집값이 안정세를 되찾고 전국 집값도 8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집값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전국 종합주택유형 기준 올해 1월 11.9배에서 시작한 5분위배율은 서울 집값 하락의 여파에도 현상 유지를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서울 집값이 하락한 만큼 지방 집값도 동반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서울 집값이 하락세가 멎자 오히려 5분위 배율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전국 5분위 집값은 전월보다 0.2% 상승한 반면 1분위 집값은 0.3% 하락했다. 아파트의 경우 5분위가 0.2% 상승했지만 1분위는 0.5% 떨어졌다.
서울-지방 집값 양극화는 좁혀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다주택 소유자 규제의 영향으로 ‘똘똘한 한 채’ 찾는 수요가 많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집값 양극화는 불로소득에 대한 반감과 지역에 따른 사회적 소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