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열차를 탄 여성 승객이 열차 승무원들에게 차례로 성폭행을 당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재판이 수차례 연기되자 대통령과 국민을 상대로 성폭행 피해를 공개 호소했다.
카진포럼 등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은 열차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의 호소문이 ‘니말치(침묵하지 말라는 뜻). kz’ 재단의 페이스북에 게재됐다고 5일 보도했다.
서부도시 악토베에 거주하는 피해 여성은 호소문을 통해 “정부가 나를 보호해줄 것이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겪었던 도덕적 폭력과 수모로 인한 굴욕은 또 다른 겁탈과 다를 바 없었다”고 분통함을 전했다.
또 “용의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수사 과정에서의 압력도 견뎌내야 했다. 여러분 중 누구도 다시는 나 같은 치욕적인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성폭행 피해에 대해 공개호소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해당 사건은 2018년 9월 수도와 악토베 사이 탈고 야간열차에서 발생했다. 열차 차장 한 명이 침대칸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 여성을 겁탈했한 뒤 또 다른 차장이 다시 해당 열차칸을 찾아와 또다시 성폭행을 저질렀다
카자흐스탄 등 구소련권 열차는 대부분 침대 차량이며 야간에 운행되고 있다. 침대칸은 2인실 혹은 4인실이다. 또 차량마다 차장이 한 명씩 배치된다. 침대칸의 잠금장치는 외부에서도 쉽게 열 수 있을 만큼 허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여러 차례 연기됐고, 지난달 26일에서야 두 명의 차장에 대해 각각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황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