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꼴찌로 추락한 지 이틀이 지났다.
지난 4일 1위팀 SK 와이번스를 꺾었지만, 9위 롯데 자이언츠도 승리를 거두면서 탈꼴찌에 실패했다.
그런데 각종 지표를 보면 꼴찌의 시간이 의외로 길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 지표가 그동안 롯데에 가려져 있었지만 하나둘씩 꼴찌로 추락하고 있다.
한화의 팀 타율은 0.252다. 꼴찌다. 9위 롯데가 0.258로 6리나 앞선다. 득점권 타율도 꼴찌다. 0.257이다. 873안타로 최저다. 900개를 넘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삼진은 압도적 1위다. 797개다. 최다 2위인 롯데의 769개와도 격차가 크다. 출루율 또한 최하위로 추락했다. 0.324다. 장타율은 0.366으로 롯데보다 1리를 앞서 있다. 대타 성공률은 0.163으로 0.162인 NC보다 1리 앞섰다.
팀 평균자책점은 4.96으로 롯데의 5.10보다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런데 홀드는 29개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꼴찌다. 세이브는 롯데보다 2개 많은 14개다. 철벽 불펜은 사라진 지 오래다.
롯데와 함께 피안타 1000개를 맞은 둘뿐인 팀이다. 피안타율은 0.284로 모 단위에서 차이가 나면서 다행히(?) 9위다. 이처럼 대부분의 공수 지표가 롯데를 제치고 꼴찌로 내려가고 있다.
그런데 한화의 꼴찌는 그리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지난해 정규시즌 3위의 환희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한화는 단일리그로 재전환된 2001년 이후 가장 꼴찌를 많이 한 팀이다.
2009년 8위, 2010년 8위, 2011년 공동 6위, 2012년 8위, 2013년 9위, 2014년 9위였다. 5차례다. 롯데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그리고 신생구단인 KT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꼴찌를 기록한 것보다 횟수가 많다.
‘8-8-8-8-5-7-7’로 대변되는 롯데의 흑역사만큼이나 한화도 ‘8-8-6-8-9-9’의 긴 흑역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 짙게 깔리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