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절반 가량은 2년 내 암이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고, 멀리 있는 장기로 암이 퍼진 경우(원격 전이)도 많다 보니 내시경이나 흉부CT 등 일반적 검사로 식도와 그 주변만 확인해서는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포도당 유사체를 활용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FDG PET-CT)이 식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증상이 없는 경우는 물론이고 다른 장기로 암이 퍼졌는지 여부나 식도암과 무관하게 새로 발생한 이른바 ‘2차암’을 확인하는 데도 유용했다.
FDG PET-CT는 포도당과 유사한 물질인 ‘FDG(불소화 포도당)’가 암세포에 많이 섭취되는 특성을 이용하는 암 진단법이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최준영 교수, 강북삼성병원 핵의학과 김수정 임상강사 연구팀은 2006~2015년 식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 375명의 조기 재발 진단을 목적으로 시행한 FDG PET-CT검사 782건을 분석해 이 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핵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유럽핵의학분자영상학회지(European Journal of Nuclear Medicine and Molecular Imaging)’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 재발로 확진받은 64건 모두 이전 시행한 FDG PET-CT 검사에서 식도암이 재발했을 거라 의심돼 ‘민감도’가 100%에 달했다. 암 재발이 없는 것으로 진단된 나머지 718건에 대한 예측을 맞춘 ‘특이도’ 역시 94%로 성적이 우수했다.
식도암 최초 발병 당시 병의 진행 정도나 수술 후 FDG PET-CT 검사를 언제 진행했는지 상관없이 모두 유효했다.
게다가 전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PET-CT 특성에 따라 원격 전이나 2차암을 찾아낼 수 있는 것도 덤으로 따라왔다. 실제로 원격 전이가 확인된 13건은 모두 FDG PET-CT 검사 덕분에 발견했습니다. 또 2차암 확진 사례 12건 가운데 FDG PET-CT 검사로 확인한 경우는 7건으로, 이 가운데 5건은 완치 가능성이 높은 병기 1기에 해당됐다.
최준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FDG PET-CT 검사가 식도암 재발을 조기에 진단해 내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입증했다”며 “더욱이 2차암이나 원격 전이암 등을 가려내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는 만큼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FDG PET(PET-CT 포함)은 암세포의 에너지 소비가 많다는 점을 이용해 암을 진단한다. 포도당은 암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CT나 MRI, 초음파 등의 검사가 암 크기와 형태를 통해 암을 진단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CT나 MRI 등의 영상검사 결과로는 정확히 구별할 수 없는 작은 크기의 암을 FDG PET을 통해 잘 발견할 수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어떤 일부 암은 다른 영상검사에서는 발견되는데 FDG PET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이런 FDG PET을 건강검진에서 암의 조기 발견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FDG PET은 한 번의 스캔에서 전신(정확히는 대개 목부터 허벅지 상단까지)을 커버할 수 있고, CT나 MRI 등에 비해 병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검진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암 환자를 진단하거나 치료 후 경과 추적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FDG PET 검사에서 우연히 또 다른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