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정당계 겨냥 “니가 가라, 한국당” 작심 비판

입력 2019-08-05 10:29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반대파 인사들을 향해 “자유한국당에 가려거든 혼자 가라”며 작심한 가시 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여라도 바른미래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 혁신위원회 운영에 개입했다는 내부 의혹이 제기된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이제는 그런 의도를 굳이 숨기지도 않겠다고 할 정도로 노골적”이라고 비난했다.

또 “최근 몇 달간 저는 제 정치 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 당대표의 권위는 부정당하고 찢기고 발가벗겨졌다”며 “이 수모를 당하면서 버티는 이유는 오직 하나, 이 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는 것만은 막기 위해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손학규가 국무총리 자리를 해 먹으려 한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한 자리 얻어 보려고 한다는 등의 수군거림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손학규를 정말로 모르는 분들이 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이제 거대양당의 극한 정치는 끝내야 한다. 다당제는 현실이 됐고 그 중심에 우리 바른미래당이 있다”며 “우리는 내년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고 정정당당하게 나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어떠한 수모도 견뎌 내겠다.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며 “온몸이 부서지고 망가져도 그 길을 열어나겠다”고 했다. 반대파를 중심으로 나오는 퇴진론을 다시 일축하면서 현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손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바른정당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상당히 강한 어조로 유 의원 등을 비판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이게 그냥 가만히 있을 일이냐. 당을 만들고 당대표도 지낸 사람들이다. 혁신위원에게 ‘손학규 퇴진’ 외엔 혁신위 역할에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게 혁신위를 생각하는 지도자의 자세냐”고 반문했다.

다만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못 미치면 자진사퇴하겠다’고 한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오늘 다 이야기했다”며 이행할 뜻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