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혼내고 무시하는 정치쇼? 아베 동정도 주목

입력 2019-08-05 00:42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말과 휴일 동안 자신의 사저에서 한발짝도 나서지 않고 손님조차 거의 만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일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을 혼내주고도 자신만만하고 느긋한 일본 정부의 상황을 잘 드러냈다는 칭찬과 저열한 정치쇼라는 비판이 엇갈렸다.

AP뉴시스

4일 저녁 9시 현재 일본 지지통신의 홈페이지에는 ‘총리 동정(首相動静)’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정치 분야 조회수 톱10 기사 중 ‘총리 동정(8월 4일)’이 톱3에, ‘총리 동정(8월 3일)’이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총리 동정은 매일 일본 언론에 공개된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부터 총리 동정을 매일 분 단위로 알려왔다. 총리가 언제 누구와 몇 분간 대화했는지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총리 개인의 일정도 낱낱이 소개한다.

주말과 휴일 아베 총리의 동정은 별다른 내용이 없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3일 동정을 보면 ▲오전 8시 도쿄 토미가야 사저(私邸) 아침 손님 없음 ▲아침에 손님 없이 사저에서 보낸다 ▲오후도 손님 없이 사저에서 보낸다 ▲오후 10시 현재 사저 손님 없음으로 돼있다.

4일 동정도 거의 다르지 않다. ▲오전 10시 현재 도쿄 토미가야 사저(私邸) 아침 손님 없음 ▲아침에 손님 없이 사저에서 보낸다 ▲오후도 손님 없이 사저에서 보낸다 ▲오후 7시29분 아키 여사,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寿)씨 등과 회식 시작 ▲오후 10시 회식 종료 ▲5일 0시10분 현재 사저 손님 없음 등이다.

동정을 보면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한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선포해놓고 3일과 4일 사저에서 두문불출하며 평온한 일상을 즐긴 셈이다.

일본 넷우익들은 아베 총리가 느긋한 주말과 휴일을 즐기고 여유를 과시했다며 칭찬했다. 갈등을 일으킨 당사자인데도 겉으로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상태라는 걸 드러냈다는 것이다.

일본 거대 커뮤니티 5CH(5채널) 등에는 “골프에 지친 걸까” “더우니까 주말 휴일은 쉬셔야죠” “천천히 쉬고 다음 제재 수단을 생각하고 있겠지” “일본의 미래를 숙고하고 있겠죠. 아베씨의 이성을 믿습니다” “한국 전략적 무시” 등의 칭찬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 ‘치졸한 정치쇼’라거나 ‘저열한 인성의 소유자’라며 손가락질 하는 의견도 있었다. “움직이면 국익을 해친다. 계속 가만히 있어라” “외교 아베는 끝났다” “우익 히키코모리겠지” “이봐 너가 경제전쟁 선전포고 한 탓에 일본 기업 터무니없게 됐다” “친구 제로 ㅎㅎ” 등의 댓글이 있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