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결정되면서 한 달 넘게 이어져온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일상 속에 만연했던 각종 일본 소비재들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배척되면서 소비재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특히 가격적이 저렴해 많이 소비됐던 일본산 식음료와 패션 브랜드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 물품이 잠식했던 국내 소비재 시장을 국산 브랜드들이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식음료 중 맥주는 불매운동의 화살이 가장 먼저 향한 타겟이다. 편의점에서 ‘1만원에 4캔’ 이벤트로 판매되던 수입 맥주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던 ‘아사히’ 맥주는 이제 재고 처분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됐다. 지난달 말부터 편의점 업계의 수입 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 주류가 대부분 제외되면서 판매 감소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대비 51% 급감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이해 전체 맥주 판매가 1.9%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같은 기간 국산 맥주 판매량은 7.2% 증가했다. 네덜란드 하이네켄은 10.4%, 중국 칭따오는 6.9% 더 팔렸다. 대형마트 등에서는 이미 사놓은 일본 맥주도 팔기 어려워 악성 재고로 남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서 국산 주류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신제품을 내놓은 하이트진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술자리에서는 ‘테슬라’를 외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혼합한 술을 ‘테슬라’라고 부른다.
후리스, 히트텍 등 계절마다 인기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던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역시 매출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유니클로 메인 모델이었던 배우 이나영의 탑텐 모델 발탁, 종로 3가점의 폐점 소식 등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불매운동 이후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은 예년과 비교해 4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옷값이 비싼 겨울시즌이 다가올수록 매출 하락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유니클로의 부진이 국내 SPA 브랜드들에게 반등 기회가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전체 중저가 의류 시장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 불매로 반사이익이 아닌 반사손실을 볼 수도 있다”면서 “번화가에 SPA 브랜드가 몰려있어 소비자들이 유니클로 매장에 나온 김에 다른 곳도 들렀다면, 이제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은 쇼핑에 흥미를 잃어 다른 SPA 브랜드 매장도 찾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황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