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전 취업목표 설정하면 직업만족도·소득 높다

입력 2019-08-05 00:10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의 모습. / 출처:뉴시스

대학 졸업 전에 취업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향후 하게 될 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소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대학졸업자의 취업목표 설정과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대학 졸업 전 취업목표를 설정하는 학생 비율이 47.7%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이번 분석은 대학 졸업자들을 표본으로 삼아 졸업 후 1년 반이 경과한 시점의 경제활동 상태, 일자리 경험 등을 조사하는 고용정보원 대졸자 직업 이동 경로 조사를 활용했다.

일자리 만족 비율 조사 결과, 졸업 전에 취업목표를 설정한 학생의 만족 비율은 56.0%로 취업목표 미설정자(52.7%)에 비해 다소 높았다. 또 4년제 대졸자 기준으로 대학 졸업 전 취업목표를 설정한 사람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216만원으로 미설정자(207만원)에 비해 9만원 가량 높았다.

그러나 대학 졸업 전 취업목표를 설정하는 것만으로 향후 소득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취업목표를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한 사람과 달성하지 못한 사람의 월평균 소득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조사 결과, 취업목표를 달성한 사람의 소득은 234만원인데 비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사람은 187만원으로 집계됐다. 목표 미달성자들의 평균 월소득이 목표 미설정자들보다 더 낮게 나온 것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장재호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목표를 설정하고도 취업준비과정의 부족, 취업목표의 변경, 일자리의 부족 등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졸업에 임박해 일단 취업 가능 일자리에 취업하고 보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소득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학 졸업 이전에 취업목표를 설정한 대졸자 중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0.3%로 절반 정도로 조사됐다.

공계열별로는 의약 계열이 85.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교육 계열 55.8%, 공학 계열 51.6% 순으로 높았다. 반면 사회 계열(40.9%), 자연 계열(38.5%), 인문 계열(31.7%)은 상대적으로 취업목표 달성 비율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 취업목표 달성 비율은 남성이 48.1%, 여성이 52.1%로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더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취업목표 달성 실패 원인으로는 자질 부족(17.6%), 준비시간 부족(16.8%), 취업목표 변경(15.4%), 학업 계속·공무원 시험준비(12.9%), 일자리부족(12.4%) 등이 언급됐다.

장 연구위원은 “청소년기부터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자유학기제를 도입하는 등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 전에 취업목표를 설정하지 못한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 정책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면서 “대학생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향후 체계적인 정책 지원과 내실화가 필요하다. 학교 유형이나 계열, 학과보다 상세 단위에서의 직업, 진로와 연계된 정보서의 개발 보급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