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찰이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 신고 접수부터 수사 인계까지 전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경찰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데 따른 조치다. 새 시스템은 근무 교대시 별도의 인수인계 시간을 마련해 신속히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여성 대상 범죄 관련해 ‘신속·민감 대응시스템’ 구축 계획을 이달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달까지 강남·관악·서대문경찰서 3곳에서 시범 운영한 뒤 서울 시내 모든 경찰서에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개편된 시스템의 한 축인 ‘팀 대(對) 팀 인수인계 타임제도’는 휴무나 비번 때문에 생기는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 인수인계에 일정 시간을 부여해 주요 취급사건과 조치사항을 다음 근무조에서도 연속해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경찰이 본인 근무시간 내 맡은 사건만 책임지면서 일부 사건에서 여성범죄 대처에 필요한 신속한 현장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또 112 종합상황실에서는 사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건종결이 당일 이뤄지도록 ‘여성범죄 즉일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사건 접수부터 현장출동 초동조치 사건종결까지 모든 단계를 모니터링해 경찰관의 조치 미흡 사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신고사건 대응은 지구대·파출소나 경찰서 부서별 팀장 중심으로 일원화해 팀장이 개인별로 구체적 임무를 부여하도록 했다.
현장에서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형사과나 여성청소년과 등 주무부서 당일 근무팀에 인계된다. 피해자에게는 경찰관의 조치와 사건 경과가 계속 안내돼 피해자 요구사항 중심으로 해결 대응체계가 강화된다.
최근 ‘신림동 강간미수남’ 사건 등에서는 신고 뒤에 출동한 경찰이 CCTV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 등 미흡한 조치가 발견돼 논란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경찰의 근무시스템이 본인 근무시간 내에 맡은 사건만 책임지는 등 경찰 행정편의 중심으로 이뤄졌다”면서 “이번 개편으로 현장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