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이어지겠다. 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일본 남쪽 해상에서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지만 규모도 작은 데다 세기도 강력하지 않아 한반도의 덥고 습한 공기를 식히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4일 오전 11시를 기해 전국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서울을 포함한 중부와 충청 전남 등에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제주와 강원 영서, 경북 북부, 울산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5일에도 전국 최고기온이 37도를 기록하는 등 예년보다 5도 이상 높은 날씨가 계속되겠다.
폭염은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물러간 뒤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며 기온이 크게 올랐다”며 “이 영향으로 북극 방향에서 꾸준히 내려오던 찬 공기의 세력도 크게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자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80대 노인 2명이 경북 지역에서 연이어 사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35도를 넘는 기온에서 야외에서 노동을 하다 쓰러진 채 발견됐다. 기상청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일 현재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는 750여명이다.
태풍도 폭염을 식히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4일 현재 일본 가고시마 동남동쪽 920㎞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는 8호 태풍 ‘프란시스코’는 중심기압 990hPa(헥토파스칼), 초속 24m인 소형 태풍이다. 프란시스코는 6일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태풍이 6일 일본 내륙과 한반도 남해안을 거치며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6일 이후에도 폭염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은 보통 중심반원의 오른쪽에 많은 비를 뿌린다”며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높지만 남해안 방면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은 오전 일찍 비가 내리고 다시 더운 날씨가 이어져 열대야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