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열흘 만에 무사히 발견된 청주 여중생 조은누리(14)양 못지않게 그를 찾아낸 군견 ‘달관이’(7년생 수컷 셰퍼드)에 대한 관심도 크다.
네티즌들은 달관이의 공로를 기려 일계급 특진이나 포상휴가, 포상금 등을 지급하라고 국방부에 요청하고 있다. 또 “너무 이쁜 달관이에게 간식 좀 보내줄 방법 없나요?” “사람을 구했는데 훈장이라도 주고 싶어요” 같은 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이런 간청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군견은 군번과 같은 ‘견번’을 받지만 계급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일계급 특진은 불가능하다.
군견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경우는 있다. 지금까지 무공훈장을 받은 군견으로는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의 청와대 습격 시도 1·21사태 때 공을 세운 ‘린틴’과 1990년 제4땅굴 소탕 작전 때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터뜨려 1개 분대원의 생명을 구한 ‘헌트’ 둘 뿐이다.
이 때문에 달관이에게는 표창장과 보상 정도가 적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견공이 표창장을 받은 대표적 사례로는 2018년 7월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화재 당시 진화에 큰 역할을 한 견공 ‘가을이(3년생)’가 있다.
영업이 끝난 후 시장 내 횟집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아챈 가을이는 크게 짓기 시작했다. 가을이의 울음소리에 밖으로 나온 한 주민이 초기 진화에 나서 대형참사를 막았다. 이에 광주 북부소방서는 가을이의 공로를 인정하며 표창장과 함께 사료를 전달했다.
달관이가 소속된 육군 32사단 관계자는 “군에서도 조은누리양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군견 달관이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포상 관련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산속에서 사라진 조양 수색 지원에 나섰던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원사와 군견 달관이는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인근 야산에서 조은누리양을 찾아냈다. 지난달 23일 가족, 지인 등과 함께 등산에 나섰다가 실종된 지 10일 만이었다.
박 원사는 “종일 수색을 해도 허탕 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달관이가 구조 대상자 발견 시 취하는 ‘보고 동작’을 해서 살펴보니 약 3m 떨어진 바위 구석에 조은누리양이 있었다”라고 당시 수색 상황을 설명했다.
조양은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빠르면 다음 주 귀가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 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달관이의 흑역사도 조명을 받고 있다. 달관이는 지난 2014년 2월 28일, 육군 제1군견교육대로 입교하기 위해 이송되던 중 고속도로에서 군용트럭 철망을 뚫고 탈출했다가 하루 만에 생포된 바 있다. 이 사건이 당시 언론에 보도됐다.
달관이는 그렇게 ‘탈영견’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로 군견 교육을 시작했지만 결국 합격률 30%라는 관문을 뚫고 어엿한 수색견으로 성장했다. 이번 사건에서 조양을 찾아내는 맹활약까지 펼치며 ‘국민영웅’ ‘최고의 수색견’으로 거듭나게 됐다.
황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