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A형 간염환자 집단 발병… ‘조개젓갈’ 때문에?

입력 2019-08-04 12:01 수정 2019-08-04 13:44
부산에서 A형 간염 환자가 급증, 부산시와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와 대책마련에 나섰다.

부산시는 지난달 22일 A형 간염 환자 19명이 처음 발생한 이후 2주 동안 세 배가 넘는 71명이 A형 간염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올해 A형 간염이 전국적으로 대유행 수준에 이른 이후 부산에서 집단 발병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30) 등 확진자들은 지난달 15일부터 부산 수영구의 한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나온 중국산 조개젓갈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올 5월 경기도와 6월 서울에서 발생한 A형 간염 환자 발생 사례에서도 중국산 조개젓갈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적으로 429명에 불과했던 A형 간염 환자는 지난달 말 기준 1만924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A형 간염 예방접종 백신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급성 A형 간염 확진을 받은 A씨 등 부산지역 확진자들은 복통과 어지러움, 근육통, 감기몸살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

문제는 A형 간염의 최장 잠복기가 50여일에 달하는데다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는 점이다.

의사들은 “A형 간염의 경우 잠복기간 50일까지는 추적관리가 필요하다”며 “해당 식당을 이용한 사람들의 가족들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와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200여명이 넘어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시 보건당국과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산 조개젓갈 제조업체와 유통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식당이 중국산 조개젓갈을 지난달 하순 모두 폐기한 것으로 드러나 감염 원인을 추정만 할뿐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시는 16개 구·군 보건소장과 환경위생과장, 보건환경연구원 등 관계자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확산방지에 나서고 있다.

시는 우선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해당 식당의 카드이용 내역 등을 파악해 이용객에 대한 A형 간염 검사와 섭취력 분석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16개 구·군 보건소를 통해 A형 간염 예방접종도 강화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당 식당의 식단에 중국산 조개젓갈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신뢰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조개젓갈에 주의를 기울이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