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이 매년 피서철만 되면 도심이 한산하다. 특히 주력산업체가 몰려있는 동구와 북구 시내는 텅텅빈다. 현대중공업·현대차 등 노동집약 산업체의 대규모 인력과 그 가족들이 집단 여름휴가를 보내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체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임직원 3만2000여 명은 5~9일까지 여름휴가를 간다. 주말을 포함하면 최대 9일 동안 휴가를 사용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체 임직원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정규 휴가기간은 8일 까지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9일 연차를 사용해 주말을 포함해 8월 11일까지 16일간의 재충전 시간을 보낸다. 자동차는 휴가비로 30만원, 중공업은 약정임금의 50%가 휴가비로 지급됐다.
중공업에서 근무하는 서울 출신 한 근로자는 “집단 여름휴가를 떠나는 모습이 무척 생소하다”며 “울산의 주력 기업들인 만큼 들고 나는 자리도 확연하게 눈에 띈다”고 신기해했다.
대기업이 휴가에 들어가면서 효문·매곡공단, 경주 외동공단 등에 위치한 300여 개 1차 협력업체를 비롯해 2·3차 협력업체 근로자 10만여명도 함께 휴가를 맞이했다.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공장 인근 식당가와 울산지역 대부분의 식당들도 대기업들의 여름휴가에 맞춰 ‘휴업’ 문구를 적어 놓고 문을 닫고 있다.
식당 업주 정기원씨(50·울산 동구)는 “조선업 위기로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손님이 없는 가계를 늘 운영할 수도 없어 이번 여름에 4일 정도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24시간 가동 체제인 울산 정유·석유화학업계와 비철금속업체들은 장치산업 특성상
집단 휴가 없이 정상 조업한다.
SK울산콤플렉스는 전체 임직원 3000여명 가운데 1500여 명이 4조3교대 형태로 공정을 가동 중이다. 에쓰오일도 임직원 2200여명 가운데 1000여 명이 하루 8시간씩 4조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두 기업은 연월차 사용계획에 따라 연중 자유롭게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고려아연, LS니꼬동제련 등 비철금속업계도 연중 개별적으로 휴가를 사용한다.
울산시는 이달 초순부터 울산시민 60~70만명이 타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며 울산의 도심 공동화 현상은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울산 대기업들 집단 여름휴가에 울산 도심도 휴가중
입력 2019-08-04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