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의 대부 ‘이민화 초대회장’ 별세…향년 66세

입력 2019-08-04 07:18 수정 2019-08-04 12:05


한국 최초 벤처기업인 ‘메디슨’ 설립자로 벤처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겸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이 3일 별세했다. 향년 66세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숨졌다. 사인은 부정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평소 고인이 지병이 없었고 숨지기 전날 저녁에도 평소와 같이 활동했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이다. 발인은 6일 오전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유족과 협의를 거쳐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 명예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한전선 연구원을 거쳐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 메디슨을 설립, 국내 최초로 초음파진단기를 개발했다.

메디슨은 이후 삼성전자에 인수돼 삼성메디슨으로 이름을 바꿨다. 1995년 벤처 시장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후 1996년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해 코스닥 설립을 추진했고 1997년 창업 촉진을 위해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다. 1999년 경제사회연구회 이사, 2006년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2008년 유라시안네트워크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09년 6월 이후 모교인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며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전파했다. 고인은 또 청년창업포럼 명예회장,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등을 지내며 한국 벤처업계의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업계는 물론 대중들은 비통해하고 있다. 인터넷 곳곳엔 “믿기지 않는다” “안타깝다” “지병도 없었다는데…”라며 애도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