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참사 당시 유일한 탈출구, 다른 직원들이 막았다

입력 2019-08-02 18:28 수정 2019-08-02 18:40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수몰 사고 이후인 1일 오전 배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직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당시 현장 관계자들이 터널 안 작업자들이 나올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의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현장 관계자들이 사고 발생 이후 작업자들이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유지관리 수직구 방수문’을 수동으로 닫은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은 수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고, 감전사고 예방과 제어실의 배수 펌프 보호 등을 위해 방수문을 폐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31일 오전 8시 15분쯤 방수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다. 해당 문은 희생자들이 있던 터널 내부에선 열 수 없는 구조다.

경찰은 현대건설 직원을 포함한 외부에 있던 작업자들 여러 명이 힘을 합쳐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했다. 관계자들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어떻게든 물살을 피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문을 닫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을 닫은 건 매뉴얼에 따른 행위는 아니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에서 발생한 수몰 사고로 배수시설의 수로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 3명이 숨졌다. 사고 당시 안전 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고된 인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찰은 희생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