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日조치 대응 나선 정부 향해 “방화범이 불 끄라고 소리치는 격”

입력 2019-08-02 15:3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선 한국 정부를 “방화범이 불 끄라고 소리치는 격”이라고 깎아내렸다.

대일 외교에 실패해 한·일 관계를 계속 악화시켜온 문재인정부가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가 나온 뒤에야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을 상대로 항일(抗日)을 독려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방화범이 ‘불이야’ 하고 소리치면서 동네사람들 보고 불 끄라고 소리치는 격”이라며 “방화범을 잡지 못하고 부화뇌동하는 야당도 똑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법은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 회복뿐인데, 반대로 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어떻게 해야 할꼬”라고 했다.

그는 이날 먼저 올린 글에서는 “경제파탄, 안보파탄, 외교파탄으로 한반도에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동시다발로 일어난 초대형 위기)이 오고 있는데, 문 정권은 국민을 협박해 반일 운동에 나서고, 야당은 국회의원들을 협박해 언론을 틀어막고 있다. 참 한심한 세삼이 됐다”고 썼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일에도 “한·일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문 정권의 실패한 외교 책임부터 추궁하고 사과를 받아낸 후 대일 항쟁에 나서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또 “문 정권에 편승해 오로지 한마음으로 대일 항쟁을 하자는 것은, 불을 지른 방화범의 책임은 묻지 않고 같이 불 끄는 데만 합심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연이틀 ‘방화범’을 언급하며 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나는) 지난 1월부터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면 일본으로부터 경제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며 “1997년 IMF 때도 ‘일본의 버르장머리 고친다’는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가 일본이 한국의 외환위기를 외면하게 한 바 있다”는 주장도 했다.

이어 “외교부 장관과 주일 한국대사의 책임부터 묻고 대일 항쟁에 나서는 것이 국익”이라고 덧붙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