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틀 만에 또다시 발사체 시험…靑 “단거리탄도미사일 가능성 높아”

입력 2019-08-02 14:42
합동참모본부는 2일 "북한은 오늘 새벽 2시59분과 3시23분께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청와대는 북한이 2일 새벽에 쏜 미상 발사체가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31일 방사포를 쐈다는 북한의 발표와 달리 단거리탄도미사일로 평가해 논란을 일으킨 군은 이날 발사체에 대해서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미 당국은 이번 발사체의 제원을 분석한 결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전날(1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를 발사한 것으로 발표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세부 제원 등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정밀 분석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이틀 만에 발사된 발사체들이 동일한지 여부는 정밀한 분석작업을 거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발사 직후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7시30부터 90분간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단거리 발사체의 고도는 약 25㎞, 추정 비행거리는 220여㎞,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로 탐지됐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앞서 북한이 이날 오전 2시 59분쯤, 오전 3시 23분쯤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날 발사체는 합참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밝힌 이틀 전 발사체들과 비행 특성이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도 북한의 이날 발사체가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합참은 이번에는 탄도미사일 여부를 발표에서 특정하지 않았다. 전날 군은 북한이 방사포를 발사했다는 발표와 상이한 평가를 유지, 군의 대북 정보 수집·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군이 오판 논란을 의식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월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했고, 조선중앙TV는 이동식발사차량(TEL)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이 지난 25일 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5일과 31일에 이어 이날까지 연이어 발사체를 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 이후에도 비핵화 협상의 뚜렷한 진전이 없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전향적인 카드를 내놓을 것을 압박하기 위해 계속 무력도발을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이달 초부터 시작될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을 중단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