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1일 대구 경기다.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상황에서 5번 타자 제이콥 윌슨이 삼성 선발 덱 맥과이어와의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나갔다. 7번 타자 신본기의 좌중간 안타로 1사 1,3루 찬스가 왔다. 8번 타자 안중열은 예상대로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또다시 기회가 무산될 수 있는 2사 1,3루 상황에서 9번 타자 강로한(27)이 타석에 들어섰다. 3구를 가볍게 때렸다. 좌중간 펜스를 넘어갔다. 115m짜리 스리런 홈런이다.
기선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3회초 롯데는 5득점을 추가하며 결국 2연승을 만들어냈다. 강로한이 때려낸 결승 홈런의 힘이다.
강로한은 후반기 들어 6경기에 출전해 21타수 7안타, 타율 0.333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특히 홈런 1개와 3루타 2개 등 장타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삼진이 6개로 많긴 하지만 무리한 스윙보다는 맞추는데 주력하면서 결과도 더욱 좋아지고 있다.
이정도면 공포의 9번 타자가 되는 페이스다. 실제 강로한은 9번 타순에서 가장 강하다.
70타수 22안타, 타율 0.314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 3개 모두가 9번 타순에서 나왔다. 자신의 시즌 타율 0.262보다 훨씬 높다. 리그 전체에서 9번 타순에서 가장 홈런을 많이 때려낸 선수가 바로 강로한이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과 함께 공동 1위다.
2루타 4개와 3루타 4개도 9번 타순에서 때려냈다. 9번타자 3루타 4개는 리그 1위다. 13타점 또한 9번타순에서 때려냈다. 리그 3위다.
6경기에서 실책은 단 1개다. 지난 28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송구 실책을 기록했다.
강로한은 후반기 들어 2루수, 9번 타자로 거의 고정 출전하고 있다. 포지션과 타선이 고정화되면서 공수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 전반기 양상문 전 감독이 2루수 돌려막기와 수많은 타순 변경이 얼마나 허무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롯데는 100경기를 치러 36승2무 62패로 여전히 꼴찌다. 5위 NC 다이노스와 12.5경기 차이가 벌어져 있어 실제 가을야구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전반기 변동이 심했던 퍼즐들을 하나씩 고정화시켜 나간다면 희망을 되살릴 수 있다. 그것을 강로한이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