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에서 은퇴한 구자철(30)이 8시즌 동안 뛴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떠나 카타르 스타스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카타르 스타스리그 알 가라파 SC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뛰었던 구자철이 3일 카타르 도하에 도착한다”며 “메디컬 테스트를 거친 뒤 네덜란드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자철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FC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계약이 만료됐다. 아우크스부르크는 3년 계약 연장을 제안했지만 구자철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다”며 이를 거절하고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었다. 결국 구자철의 선택은 카타르였다.
카타르는 구자철에게 기분 좋은 기억을 남긴 국가다. 구자철은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5골 3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구자철은 스위스 슈퍼리그 BSC 영 보이즈로의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이 대회에서의 활약을 통해 2011년 1월 분데스리가 VfL 볼프스부르크로 직행할 수 있었다.
이번 이적으로 구자철은 8시즌 동안 뛴 정든 분데스리가 생활을 정리하게 됐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와 FSV 마인츠 05, 아우크스부르크 등 3팀에서 컵 대회 포함 총 231경기를 뛰며 50개의 공격포인트(31골 19도움)를 기록하는 족적을 남겼다.
특히 2015-2016시즌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에이스 급’ 활약을 펼쳤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상대로 프로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분데스리가 27경기에 출전해 8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을 1부 리그에 잔류시켰다. 이에 후반기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가 선정한 포지션별 선수 랭킹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부문 전체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알 가라파는 지난 시즌 스타스리그 12개 팀 중 8위에 그친 뒤 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풀럼 FC 감독 슬라비사 요카노비치를 선임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제는 ‘전 분데스리거’가 된 구자철이 새 팀의 중심을 잡아 나갈 전망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