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軍 시험하는 북한, 이번에 쏜 건 미사일 or 방사포?

입력 2019-08-02 10:06 수정 2019-08-02 11:40
북한이 지난달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일 새벽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25일과 31일에 이어 9일새 세 번째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특히 31일 사격한 발사체를 놓고 우리 군 당국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자, 북한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밝히는 등 분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보란 듯이 이틀 만에 추가로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학이 오늘(2일) 오전 2시 59분과 오전 3시 23분쯤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오전 7시30분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 장관들을 소집해 북한 발사체 관련 대응회의를 진행했다.

합참은 이후 북한이 쏜 발사체의 최대 비행속도가 마하 6.9로 220여㎞를 날아간 것으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발사체의 고도는 약 25㎞인 것으로 파악됐다.
발사체는 합참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힌 지난 31일 발사된 발사체들과 비행 특성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그러나 이번에는 탄도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군은 지난 31일에는 첫발을 탐지한 지 3시간30여분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신속히 규정해 발표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 다음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밝혔으며, 이어 방사포 발사 장면까지 공개했다. 군 당국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사일 탐지 및 방어 체계에 구멍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청와대는 “제원을 분석한 결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1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를 발사한 것으로 발표한 만큼 세부 제원 등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정밀하게 분석하기로 했다”고 단서를 달았다.

미국 측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이후 선거유세 일정 소화를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단거리 미사일들이다. 아주 일반적인 미사일”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별로 문제 될 일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