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실종된 유동현(17)군은 지난 1일 제주도의 한 해수욕장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워하던 엄마를 만나기 일주일 전 변을 당했다.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5분쯤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 해상에서 유군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곳에서 투명카약을 타던 관광객이 유군의 시신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은 가족을 통해 유군의 신원을 확인한 뒤 안치했다. 표선해수욕장은 유군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점 인근이다. 유군은 상·하의가 모두 탈의된 상태로 발견됐다. 해경 관계자는 “조류 등에 휩쓸릴 경우 옷이 벗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군은 지난달 29일 오후 5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소재 집에서 나간 뒤 실종됐다. 유군의 가족은 다음날인 30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유군은 실종 당일 오후 6시50분쯤 성읍2리 CCTV에 포착됐다. 같은 날 오후 8시55분쯤 표선 해비치호텔 앞에서 목격됐다. 경찰은 특별한 단서가 더 나오지 않자 지난달 31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유군은 정신‧행동장애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니고 있었다. 유군은 이전에도 집을 나간 뒤 길을 헤매게 되면 아버지에게 “데리러 오라”는 전화를 하곤 했다. 이날은 안타깝게도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갔다.
유군은 4개월 전 직장을 옮긴 아버지를 따라 경북 칠곡에서 제주로 내려왔다. 유군의 어머니는 칠곡에 그대로 남아 두 남동생을 맡아 길렀다. 유군은 평소 어머니를 그리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군의 어머니는 다음주 경 유군을 만나러 제주로 내려올 계획이었다. 안타깝게도 서로를 그리워하던 모자의 상봉은 이뤄지지 못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