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경기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신시내티 레즈의 감독과 선수들이 MLB 사무국의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MLB 사무국은 2일(한국시간) 양팀 감독과 선수 6명 등 8명에게 최소 2경기에서 최대 10경기에 이르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관련자 8명의 출전 정지 경기를 합하면 40경기에 이른다.
MLB 사무국은 먼저 7회 말 고의로 타자 머리 쪽에 헤드샷을 던진 피츠버그 구원 투수 키오니 켈라에게 가장 무거운 10경기 출전 정지를 내렸다. 주먹을 휘두르며 난투극에 가담한 가렛이 8경기, 퇴장 후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와 사태를 키운 벨 신시내티 감독이 6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출전 징계 당사자 8명을 물론 피츠버그 투수 윌리엄스와 신시내티 야수 조이 보토와 필립 어빈 등 3명은 벌금도 내야 한다. 세르벨리처럼 부상자명단(IL)에 있으면서 벤치 클리어링에 가담한 양팀 선수들도 벌금을 문다.
그런데 KBO리그는 어떨까. 지난 4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이다.
8회말 롯데 구승민의 투구에 두산 정수빈이 오른쪽 옆구리에 맞고 쓰러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공필성 수석코치(현 감독대행)에게 욕설을 했다. 롯데 양상문 당시 감독거친 말로 맞받아쳤다. 양 팀 선수단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오는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물론 곧바로 철수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그런데 KBO 상벌위의 징계는 솜방망이 징계였다. 김태형 감독에게 제재금 200만원 징계를 내리고, 양상문 감독에게는 엄중경고를 했다. 그리고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심판에게 비디오판독에 항의하며 심판에게 배치기를 한 KT 위즈 이강철 감독에게 내린 징계는 제재금 100만원이 전부였다.
감독들의 이러한 행동은 팀을 하나로 묶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벤치 클리어링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좋아하는 팬들도 많다. 그러나 책임은 제대로 져야 한다. 그게 룰이다.
그럼에도 KBO는 언제나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고, 벤치 클리어링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는 경기 시간을 길어지게 만들고, 팬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저질 야구가 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