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설명하자 중국 왕이(王毅) 부장이 자유무역 질서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측 입장에 일부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그랜드 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다. 강 장관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이다.
이들의 회담은 약 45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강 장관은 왕이 부장에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WTO(세계무역기구)를 근간으로 하는 전세계 자유무역체계, 질서가 중요하며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회담 배석자가 전했다. 왕이 부장은 이와 함께 역사를 거울 삼아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중국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
강 장관은 고위급 교류를 적극 추진하자는 의사를 밝히면서 가능한 조속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해주길 바랐다. 고위급 방한을 통해 양국관계 강화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왕이 부장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 외교장관회담의 의장국으로서 관련 준비상황을 전하며 성과 도출을 위한 우리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강 장관과 왕이 부장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 관련 평가를 공유하고, 한·중간 협력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6월30일 남북미·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등을 통해 재가동된 대화 모멘텀이 상실되지 않도록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최근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가되고 있다며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한·중 양국간 긴밀한 소통·협력을 유지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최근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문제에 대해서는 강 장관이 재발 방지를 촉구했으며, 양측은 앞으로 긴밀히 소통해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이 부장은 사드 배치 반대를, 강 장관은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