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폭행, 사기, 자살시도… 복권 1등 후 16년 英소녀의 고백

입력 2019-08-02 00:10
칼리 로저스가 2003년 복권 1등에 당첨돼 환호하고 있다.(좌), 칼리 로저스가 2019년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우) 미러 캡쳐

열여섯 살에 복권 1등에 당첨돼 상금 25억원을 거머쥐었던 칼리 로저스가 16년 만에 “돈은 나를 불행하게 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아픈 과거를 털어놓으며 복권 구매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영국 매체 미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칼리와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칼리는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복권 1등에 당첨된 뒤 힘겨웠던 16년 간의 일을 고백했다.

칼리는 복권에 당첨되기 전 고향 쿰브리아 워크링턴에서 협동조합 점원으로 시간당 3.6파운드(약 5000원)를 벌고 있었다.

그러다 칼리는 열여섯 살의 나이에 복권 1등에 당첨됐다. 그녀는 남자친구였던 니키 로슨과 함께 18만 파운드(약 2억 6000만원)의 집을 샀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사치품을 선물하며 수억원의 돈을 지출했다. 휴일에는 현금을 뿌리면서 휴식을 즐겼다.

미러 캡쳐

하지만 돈은 그녀를 불행하게 했다. 수억원의 돈을 쏟아부었지만 그녀의 곁에 남은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오히려 칼리를 시기했다. 칼리는 질투심 많은 두 여성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을 겪기도 했다.

칼리는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가짜 친구’들이 나의 순진함을 악용하여 수만 파운드의 대출과 값비싼 물건을 요구했다”며 “새 차를 구매할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빌려줬지만 그들은 돈을 갚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야 그들의 행동을 깨달았다. 나는 나이 때문에 이용당했고 너무 많은 사람들과 ‘가짜 관계’를 맺었다”고 털어놓았다.
미러 캡쳐

칼리는 21세에 남편과 사이가 틀어지며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일로 아이들을 빼앗긴 칼리는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가슴 확대 수술에 1만 7000파운드(약 2500만원)를 쏟아부었다. 다만 약 25만파운드(약 3억 6000만원)의 돈을 코카인을 흡입에 탕진했다는 소문은 부인했다.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은 칼리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쁜 불안감이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며 “새로운 가족 구성원들과 친구들이 나에 대해 생각할 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는 여전히 내가 나라는 이유로 학대받고 있다”고 말했다.

칼리는 1등 상금 25억원을 다 써버린 현재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1년에 1만 2000파운드(약 1730만원)를 벌고 월세로 500파운드(72만원)를 내고 있지만 가장 행복하다”고 밝혔다.

칼리는 복권 구매 제한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너무 어려서 거액을 관리하지 못했던 자신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박준규 인턴기자